벤처투자자 이람, 샤플에 꽂힌 이유
[왜스타트업] 벤처투자자 이람, 샤플에 꽂힌 이유
샵 피플의 약자인 샤플
매장 직원과 본사를 이어주는 역할
삼성 일부 해외 지사서 시범 도입
※벤처캐피털 TBT파트너스의 이람 대표가 본인이 스타트업 샤플에 왜 투자했는지를 쓴 글입니다.
TBT는 2019년 10월 샤플이라는 스타트업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샤플은 이른바 '비투비 사스(B2B SaaS)'회사. 즉 기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월정액으로 제공하는 회사다. 샤플은 샵 피플, 매장 직원의 준말이다. 전 세계 어디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소매 매장이 있다. 가전제품 판매점, 화장품 판매점, 의류 판매점 등에서 교대제로 수많은 매장 직원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소매 유통 매장들은 매장 직원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직원들이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는지, 매장 관리와 재고 관리는 잘되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직원들도 오늘 자신이 할 업무를 정확히 전달받고, 또 보고하는 과정에서 개인 메신저로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SaaS라는 시장의 잠재력을 아는가
샤플은 이런 문제를 풀어 매장 직원과 본사 간의 스케줄 및 업무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다. 예를 들어 직원의 출근 체크를 매장 근처 고유의 와이파이 정보와 본인 얼굴 인증을 결합해 확인해 준다. 샤플이 겨냥하는 시장은 생각보다 크다. 이런 매장 관리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만국 공통이다. 슬랙 같은 업무용 SaaS가 이미 있지만, 실내 사무직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사무실 안에서만 근무하는 사무직보다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점에서 샤플의 잠재시장은 크다.
삼성 출신이 만든 스타트업 ··· 블루칼라의 슬랙
샤플의 창업자인 이준승 대표는 과거 'e삼성'에서 시작된 온라인 마케팅 기업 펑타이 출신이다. 대만·홍콩·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11년간 해외 법인 설립 및 초대 법인장으로 일하면서 이들 국가에서 삼성전자의 유통대리점을 대신 운영하는 일을 맡아서 했다. 그 과정에서 매장 직원들과 소통하고 매장 업무를 관리하다 자신이 직접 겪은 어려움을 풀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
이준승 대표가 말하는 샤플의 비전은 '블루칼라의 슬랙'이 되는 것이다. 샤플 서비스는 군더더기 없이 목적에 충실하다. 매장 근무자의 출퇴근 및 스케줄 관리가 가능하고, 명확한 업무 지시와 결과 보고가 쉽다. 현장의 이용자와 도입한 관리자를 인터뷰해 보니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이용자당 5~10달러 받는 모델 삼성전자 해외 지사에 적용
글로벌하게 이 서비스를 확장시킬 역량도 충분해 보였다. 이 대표는 영업력이 뛰어나 이미 삼성전자 홍콩, 멕시코, 인도 법인 등이 샤플을 시범 도입하게 했다. 최근에도 코로나 직전까지 세계를 누비며 제품을 영업하고 있었다. 샤플의 수익모델은 사용자당 5~10달러 정도를 받는 것이다. 서비스를 먼저 체험해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매장 직원 10명까지는 무료이고, 또 첫 석 달은 무료이다. 서비스가 줄여주는 비용과 올려주는 업무 효율을 고려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TBT의 투자원칙은 local talent going global
TBT의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은 '세계화하는 지역 인재(local talent going global)'다. 글로벌로 진출할 역량이 있는 한국발 창업자인지를 보는 것이다. 창업 아이템의 시장 크기, 창업자의 창업 동기, 창업자의 서비스 제작 역량과 마케팅 역량이 중요하다. 샤플은 이런 모든 면에서 TBT의 투자 방향과 잘 맞았다. 전 세계 매장 근무자가 샤플 앱을 쓰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이람 TBT 파트너스 대표
기사 원문 2020.04.08
🔹 [조선일보] 벤처투자자 이람, 샤플에 꽂힌 이유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8/2020040803282.html